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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학생들을 기리며:호남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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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학생들을 기리며

호남디지털뉴스 | 기사입력 2014/05/17 [21:31]

기고 /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학생들을 기리며

호남디지털뉴스 | 입력 : 2014/05/17 [21:31]
스승의 날이다.

이 땅에서 교사의 직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마음이 얼마나 행복하고 편할까?

내 주위의 학교 선생님들은 개인적으로 보면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람이나 의미로 인해 행복해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하나의 생계수단인 밥벌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분들의 인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만나 본 그 어떤 선생님들도 따뜻한 심장을 가졌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이다.

하지만 자신이 거의 매일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이 한 인간으로서 꿈을 찾았는지, 어떤 꿈을 키우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교유관계에서 상처는 없는지, 선생님하고 관계는 문제가 없는지, 수업의 내용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너무 어렵지는 않는지, 너무 쉽지는 않는지,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 가고 있는지 등등을 헤아려 보며 관심을 갖거나 생각할 겨를이 없는 듯하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 때문에 교사들은 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느껴야 될 선생으로서의 보람이나 가치들을 느낄 수 없을 테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가 답답하여 하루빨리 시간이 지나 뛰쳐나갔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학교의 역할은 오직 학습능력만을 향상시키고 오직 학습능력의 우월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아이들을 내몰고 있는 게 지금 교육현장의 모습이다. 그러니 여기서 어떻게 인간적인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선생님도 교사 직분 이전에 한 인간이다. 제자들에게 존경받고 신뢰를 받는다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존경과 신뢰는 제자들과 인간적으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며 동고동락하는 장에서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장은 이런 라포 형성이 전혀 이뤄질 수 없다. 성적 올리기에 급급한 학생들, 이 학생들의 뒷배경에는 부모와 이 사회, 국가가 있다. 교사들을 품위 있는 스승이 아닌 성적 올리는 수단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그들에 해당되는 이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소통이 필요하다.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인정해 주며 애정까지 듬뿍 지니고 있는 선생님이 아이 곁에 있다면, 아이들은 정서가 안정되어 선생님의 말이나 의견, 가르침 등을 얼마든지 수용해 낼 뿐 아니라, 좀 더 효율적인 아이디어까지 내놓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이런 기대를 전혀 할 수가 없다. 높은 등수를 올리기 위해선 나의 노력뿐 아니라 학급 친구들이 공부를 못 해야 하고 싫어해야 하고 시험을 망쳐야 한다.

나의 성적을 위해서, 내가 인정받기 위해서, 내 장래를 보장받기 위해서 내 주위의 모든 교우들이 불행해져야 한다.

이렇듯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기반한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 사회의 모습이, 백년지대계인 우리 교육의 결과가 썩은 과일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의 최고의 자리에 오른 수장, 이것이 학교교육의 병폐가 그대로 확장된 모습이 아니겠는가. 수단과 방법은 어떻든 간에 최고의 자리만 오르면 숭상하는 왜곡된 이 현상. 그리고 이어 세월호 참사, 수많은 승객들의 생명을 버린 채 나만 살고보자는 선장과 선원들의 모습 또한 그렇지 않은가.

자신의 밥그릇이 박탈당할까봐 또는 작아질까봐 상부의 눈치나 보며 책임을 회피한 각 정부부처의 고위간부부터 말단 직원들까지 그 모습이 아닌가.

전국민이 번연히 보는 앞에서 생떼같은 어린 목숨들을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냄새 풀풀나는 돈의 논리가 끼어든 지금의 사회구조가 잘못된 학교교육의 결실이 아니겠는가.

교육 본연의 목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것뿐만이 아닌 그 지식과 기술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올바른 인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만이 오늘, 스승의 날에 교사는 마음 놓고 제자들의 축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문화공간 나무와숲 대표 김 성 란(010-9481-2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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