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판순 시인 ‘꽃들의 이야기’ 출간소소한 일상과 고향 화순의 아름다움 담은 시 89편 수록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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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순 전 화순문인협회 회장이 두 번째 시집 ‘꽃들의 이야기’를 출간했다.
시집에는 서시 ‘꽃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시인의 소소한 일상과 고향 화순의 아름다움을 담은 시 89편이 수록됐다.
시집은 1부 ‘길을 걷다’, 2부 ‘불임과 임신’, 3부 ‘만연산의 향기’, 4부 ‘쑥부쟁이의 향기’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삶의 모습과 존재 방식에 관한 시인의 실존을 보여주고, 2부에서는 소소한 일상에서 만나는 식물을 통해 강인한 생명성을 탐구하고 있다.
3부에는 대부분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시편들로 꾸며져 있다. 4부는 시인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담았다.
문학평론가 강경호씨는 구판순 시인의 시집에 대해 “서정 양식의 개성과 실존, 그리고 애향의 노래로 시인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내면의 정신지리를 접할 수 있게 한다”고 평했다.
특히 “이번 시집은 목소리가 차분하고 정조가 수다스럽지 않아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갖게 하고 공감을 이끌어 낸다”며 “이는 시적 상상력만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오랜 세월 시인의 내면에 축적된 삶의 원리와 지혜로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념보다는 보다 삶의 구체성을 띠고 리얼리티가 짙은 성격을 보여주어 진정성을 갖고 있고, 독자 친화적이서 끈끈한 친화력을 갖고 독자들을 가까이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인의 시적 상상력의 기저에는 가족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근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는 시인이 시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시를 실천덕목으로 삼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구판순 작가는 지난 2008년 ‘문예시대’를 통해 시인으로, ‘대한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작가는 화순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광주시인협회, 영호남문인협회, 징검다리 수필, 대한문학, 서은문학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구판순 작가는 광주시인협회 백일장 운문부문 우수상, 광주전남여성백일장 산문부문 우수상, 광주시협 작품상, 광주시협 생태환경 우수상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입상하며 글 솜씨를 인정받았다.
<꽃들의 이야기>
꽃이라고 어찌 난관 없이
오롯이 피어나겠는가
사시사철 어찌 보낼까
침묵으로 참아내는 것이 꽃이라네
뙤약볕에 타들어 가는 가뭄에
세찬 눈보라와 얼음덩이 속에서
얼굴이 이글거리고 긴 장마에 손발이 문드러져도
스스로 이겨 내려고 한다네.
이글거리는 얼굴을 아침저녁 이슬방울로 이불 삼아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보여 주더니
삶을 감사함으로 여겨
천사처럼 웃음꽃을 간직하게 되었다고 하네.
뜻하지 않는 절망이 닥쳤을 때
겨울을 견뎌내는 나목을 상상하면
웃음이 피어나는 꽃들처럼
희망을 가슴에 품어 볼 것이네.
눈에 보이는 꽃만 보지 말고
보이지 않는 꽃도 볼 줄 아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꽃을 간직할 것이라네.
2022, 가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