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댐을 돌려주시오 화순 적벽이 30여년에 개방돼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은 하늘이 감춰놓은 비경(祕境)이란 의미를 담은 ‘적벽동천(赤壁洞天)’으로 불렸다. 빼어난 절경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예부터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화순적벽을 배경삼아 풍류를 즐겼다. 시인묵객뿐 아니라 서민들의 주요 피서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50대 이상 장년층에겐 아련한 적벽의 향수를 떠오르게 할 것이다.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웅장함. 적벽을 감싸고도는 냇가변의 금모래 빛 백사장. 적벽강을 따라 오가며 신선의 세계로 이끌었던 나룻배…” 이제 야릇한 기억속의 한 장면일 뿐이다. 30여년 만에 주민의 품으로 돌아온 적벽은 옛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진 않지만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100여 미터의 웅장함은 허리가 잘린 듯 몸의 절반을 물에 내줬다. 금모래 빛 백사장과 수많은 옥토는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는게 현실이다. 동복댐은 광주시민에겐 깨끗한 식수를 제공했을지 모르지만 화순엔 아픈 상처다. 화순적벽 뿐아니라 600여 가구 3천여 명이 선조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터전을 등졌다. 현재 이서면 인구 1천여 명보다 많은 주민이 고향을 떠난 것. 동복댐이 현재의 위용을 갖춘 것은 1985년이다. 앞서 70년대 동복댐은 19.5m에서 더 많은 담수를 위해 44.7m로 높였다. 수몰 면적은 6.6㎢에 달한다. 광주시민의 식수원 확보를 위해 화순이 내준 대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댐 조성은 주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단편적으로 안개증가로 일조량이 감소해 작물 성장이나 유실수 등의 피해를 야기했다. 상수원 보호 때문에 인근 지역의 개발행위에 각종 제한이 뒤따른다. 피해는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여기에 광주시는 수몰지역 토지 등을 보상하면서 동복댐 ‘관리권’과 ‘수리권’도 함께 챙겼다. 동복댐 주변이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적벽 이동로 개선을 위해선 광주시의 승인 없이는 흙 한줌 파낼 수가 없는게 현실이다. ‘화순속의 광주’인 셈이다. 이같이 모든 권한이 광주시에 넘어간 것은 댐 조성 당시는 관선시대인데다 국가 정책에 반기를 들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였다. 무엇보다 광주시는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광주시여서 이같은 거래(?)가 가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만약 동복댐이 현재에 조성된다면 어떨까. 수천명의 실향민이 발생하고 적벽을 내주면서까지 댐이 조성됐을까.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화순군이 최소한 동복댐의 ‘수리권’과 ‘관리권’을 광주시로부터 이양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제 와서 정당한 대가를 운운하는 것이 행정의 연속성을 부정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뒤따를 수 있다. 이같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화순군이 관리권을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인 요구라고 본다.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전국 17개 댐 중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동복댐만이 지역 지자체와 관리 지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댐이 조성되면서 관리권과 수리권까지 양도한 지자체는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다. 광주시는 동복댐 수리권과 관리권을 갖고 행사하지만 맑은 물을 공급하는 유입하천 등의 관리 몫은 화순군이다. 상수원의 효율적인 관리 때문일 것이다. 깨끗한 수돗물 확보를 위해 상수원 주변 각종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화순주민들은 이를 감수하고 있다. 상수원 주변 주민들에게 현실적인 보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들어서 광주시가 동복댐 주변 주민지원을 위한 학자금 및 마을공동시설 정비 등에 내놓는 7억여 원이 온당한 대가일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감내하는 주민들의 노력과 피해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민선 6기 들어 광주 전남 공동번영과 상생발전을 위한 자자체간의 협조체계가 구축됐다. 무엇보다 광주‧화순은 인접시군인데다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해묵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지금이 동복댐의 관리권과 수리권을 놓고 광주시와 화순군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화순군의회 부의장 강순팔. <저작권자 ⓒ 호남디지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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