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학을 공부하면서 아쉬웠고 힘들었던 부분은, 순화되지 않은 일본식 용어가 넘쳐나는데 있었다. 도장(徒長)은 웃자람을, 위조(萎凋)는 쇠약하여 마름을, 시비(施肥)는 거름주기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NO JAPAN이 구호로만 남지 않고 지속가능한 실행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뿌리내려 있는 일제잔재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데 있다. 출발이 잘못되면 그것을 바로잡는 데는 더 많은 노력과 고통이 따르듯이, 시작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등산 자락에 국화향이 그윽하게 퍼지고 있다. 전남 화순읍에 있는 남산공원에서는 국화꽃의 향연이 시작되었고, 도립공원이었던 무등산이 2013년에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6주년을 맞은 올해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는 신청사를 준공하여, 대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를 계기로, 그 간의 공원관리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는 무등산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을 보전하고자 자연생태계 종합복원계획을 수립하여, 무등산 정상부에 있는 지왕봉과 장불재 일원을 체계적으로 복원하였고, 소리경관이란 새로운 개념의 자원을 활용하여 공원관리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생태계 보전사업을 추진하였고, 잘 보전된 자연생태계를 탐방객과 지역주민들에게 생태복지의 혜택으로 돌려주고자 화순전남대학교병원과 다수의 요양병원과의 협업하여 ‘암환자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들에게 자연 속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건강나누리 캠프를 특화하여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추어 GIS 기술과 DB를 접목한 ’무등산 스마트파크(Smart Park)‘ 공원관리 모델을 구축하여, 국립공원의 다양한 정보를 3D맵을 통해 한 눈에 파악하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대국민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다. 아울러, 지역내 도시락업체와 연계한 ‘친환경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환경을 살리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는 일석이조의 신규 일자리 창출 사업을 하여 탐방객, 지역사회와 국립공원이 상생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정상부 탐방예약제’를 통해 자연의 주인인 야생 동·식물에게도 사랑받는 공원관리를 위해 진취적인 자세로 남겨진 숙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그러나, 그간 다방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공원시설 인프라 확충, 국립공원 지정으로 인한 주민불편의 제도적 개선, 정상부 군부대 이전과 방송통신시설의 이전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을 한 석가가 연꽃을 들고 말없이 대중을 보았다. 모두들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제자 가섭(迦葉)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로써 답하였다. 국립공원공단이 연꽃을 보였을 때, 국민들이 미소로써 답할 수 있게 하려면, 지역주민과 탐방객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때 비로소 완성됨을 알기에, 국립공원의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 등급이 없고 동등한 무등(無等)의 세상을 위하여 국립공원공단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장 주홍준 <저작권자 ⓒ 호남디지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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